6월에 회사를 옮기면서 7월에 동네 병원에서 입사 검진을 받게 되었다.

검진이야 뭐 크게 없을테니, 금방하겠지라고 했는데, 의사 양반이 내 엑스레이를 보면서 심각하게 이야기한다.

 

본인은 이 엑스레이 결과로 입사 "가"라는 의견을 절대 줄 수 없다고, 

다른 사람의 엑스레이 사진과 함께 비교해봤을 때, 남들은 날카로운 이등변삼각형 모양으로 떨어지는데,

당신의 엑스레이는 남들과는 다르게 툭 튀어나온게 너무 커서, 추가 검진이 필요하니, 가장 가까운 영상의학과를 소개시켜줄테니

거기서 CT를 찍어오라는 이야기였다.

 

20~30분이면 될 줄 알았던 검진이 졸지에 CT촬영까지 커져버린다.

 

영상의학과에 가서 영상의학과 선생의 소견을 들어보니, 

난생 처음 들어보는 기관에 낭종(물혹)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물혹이 터져보이지 않는걸로 봐서는 양성낭종인데요. 이게 흐릿하게 보이고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암이되는거에요."

"추적관찰이 필요하고, 1년마다 한 번씩 보시죠."

 

이 의견을 들고 내과에 다시 가보니, 일단 좀 더 큰 병원의 흉부외과 선생을 만나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여, 

세브란스 병원 흉부외과의 흉부외과장 선생 예약을 잡고 진료를 보게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내과 선생이 과잉진료를 유발케하는것 아닌가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생이 이렇게 예약을 잡아준 덕에 제거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예약한 의사 선생님의 진료는 월,금 오전 9시부터 진행된다.

우선 금요일 오전 9시이나, 엑스레이 검사와 CT 데이터를 복사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8시쯤 병원에 도착했다.

 

주로 목요일을 수집했는데, 이 날은 금요일을 수집했다.

 

안내데스크에 직원 분도 출근하지 않은 시간에 도착해서 딩가딩가...

접수를 마치고, 수납도 완료하고 진료 받으러 흉부외과로 올라간다.

뭔가 병문안으로 오게 되는 대학병원과 내가 아파서 다니는 대학병원의 온도는 왜 다른걸까? 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보면서 올라간다.

작년, 34살에 앓은 수두 덕에 와봤던 감염내과가 흉부외과 옆에 있다. 

살면서 이 두 진료과를 와보기도 힘든데, 그 힘든걸 내가 해본다. 

 

진료는 꽤나 빠르게 진행되었다.

"왜 왔어요?"

"검진받은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오라고 해서요."

"아파요?"

"아니요."

스크롤을 슥슥슥 하더니, 몸에 계속 달고 있으면 좋을 게 없으니, 수술합시다.

"네? 수수 수술이요?"

"ㅇㅇ 이건 수술해야해요."

"네 우선 알겠습니다."

"편할 때 오세요."

 

1차 진료는 우선 이렇게 끝났다.

간호사가 나와 나에게 설명해주던데, 수술하려면 전화를 걸어서 수술예약을 진행하라고 하더라

우선 회사 입사하고 일해야 하니, 잠시 미루기로 했다. 

 

 

10월 15일, 전 날 철야근무로 새벽 2시 무렵에 퇴근하고, 정기 검진이 있는 다른 과 진료가 있는 날이었다.

1주일에 10시 이전에 들어온 날이 없게 일하니, 몸이 축나 동네 병원에서 수액을 좀 맞았다. 

너무 힘들었지만, 주사가 혈관에 들어가고 난 뒤, 그 날 당일은 어제 철야 근무를 뛴 녀석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텐션이 올라갔다.

약빨로 못한 것을 뭐든 다하리라 생각하고....

 

다른 과 정기 검진이 있던 날, 흉부외과에 올라가, 수술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저 지난 여름에 진료를 받았는데요. 수술을 문의드리려구요.

 

"어? 수술에 대한 결심을 하셨나요? 내일 바로 예약해드릴까요?"

"내일은 사정이 있어 힘들고, 다음주 금요일로 예약하고 방문하겠습니다."

"네 그러면 다음주로 예약 잡아드리겠습니다."

"네"

 

다음 주 금요일,

9시 진료이긴 하지만, 8시 20분까지와서 X선 촬영을 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피로에 절여있어, 느적거리다가, 8시 40분쯤 도착했다.

 

사람도 많고, 대기 줄이 제법 빠지지 않았더라...

부랴부랴 사진을 한 방 박고, 

 

흉부외과에 가보니, 8시 58분쯤 도착했는데, 많은 분들이 벌써 기다리고 계셨다.

 

대기순서는 6번인가 9번 정도였고, 하릴없이 뉴스를 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내 순서가 왔고, 의사양반과 Q&A를 빠르게 진행했다.

 

"왜 왔어?"

"수술 물어보려구요."

"수술 안했나?"

"네"
드르르륵 드르르륵 

"뭐 달고 살 이유는 없으니 하는게 좋지, 날짜는 간호사랑 이야기해서 잡고 진행하는거로 합시다." 

"네"

 

간호사와 다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입원일은 10월 28일 입원 29일 수술이라고 했다. 

당장 날짜가 급박하게 닥치니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뒤로 미루려고 했는데, 11월 11일 입원, 11월 12일 수술을 이야기 해준다. 

일정은 미룰 수 있다고 하니, 우선 날짜를 정하고, 수술 전 검사에 대한 수납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사 비용은 약 12만원 정도가 들었고, 진료비는 2.4만원이 들었다. 

가입해둔 실비보험이 있어 이후 12만원 정도 돌려받았다.  

회사에 제출할 진단서까지 모두 결제했고,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들 친절하신지라, 별 불편함 없이 검사를 받았다.  세브란스는 친절을 돈으로 산 느낌이 들지만, 뭐....

 

회전문에 금요일을 붙이고, 입원일에 다시 오는걸로..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가입해둔 실비와 입원비 보험이 있어서 경제적 부담이 없을 것이라 이야기 했고,

2인실도 실비보험처리가 되고 입원비 보험으로 추가적인 비용이 얼마정도는 또 커버가 되기 때문에 2인실에 짱박혀있겠다 그랬다.

 

가족과 같이 점심을 먹고있던 중 흉부외과에서 전화가 왔다. 

 

찍은 심전도가 좀 이상한 것 같으니, 월요일에 심장내과 협진을 잡아둘테니, 확인하고 입원하라고 한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병원진료를 보게 된다. 

 

처음으로 수집한 월요일 스티커, 이제 화, 수만 모으면 될 것 같은데....

오늘은 본관이 아닌 심장혈관 병원이다.

 

 

협진을 잡아주신 교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어? 쿨내나는 흉부외과 주치의 양반과는 다르게, 엄청 친절하시네, 

 

남들보다 심박수가 빠르다고 한다. 

갑상선 검사를 물어보시길래, 동네 내과에서 진행한 적이 있어서 그 때 이상 없다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수술 후에도 빨리 뛰는지 지켜보자고 한다.

 

그리고 심장을 조이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냐고 물어보시길래

회의할 때, 커피를 미친듯 많이 마시고 근무할 때 그런 느낌이 있다고 하니, 가족력을 물어보시고,

수술하고 지켜보자고 하신다. 

수술 잘 받으시라~라는 기분 좋은 응원과 함께 

 

개가 짖는듯한 월요일 가득한 스티커가 붙은 본관 문을 나서게 되었다.

 

이렇게 입원 수속 전 코로나 검사 전까지 완료

 

어릴적 속눈썹이 눈에 찔려 수술을 받으러 세브란스 안과에 검사 다 하고, 수술비용 듣고 도망쳐나온 경험이 있었다.

숫자가 250만원이 찍힌 것을 보고 25만원이 잘 못 찍힌거 아니에요?라고 물어보던 엄마의 등뒤에 있었던 나였는데....

이제 어른이 되어 다시 오게 되었다.

 

이후는 코로나 검사 후, 입원 수속 완료까지 작성 예정 (아직 벌어지지 않은 미래 이야기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