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투병기] 흉선 낭종 모험기 #3 세브란스 병원 입원, 수술, 퇴원

[영민] 2020. 11. 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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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올 것 같던 입원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 

오전에 온다던 병원에서의 입원 문자도 오는 것 보니, 시간이 멈추지 않은 것 같았다. 

 

15층 흉부외과 병실이 꽉차서 17층으로 안내받았다가, 17층으로 가니, 다시 19층으로 가라고 안내 받았다. 

 

이래저래 안내받은 19층 병실에서 수술용 라인을 꽂고, 팔찌에 수술합니다와 낙상 주의 딱지를 받았다. 

그리고, 수술하고 나서 계속 해야 회복이 빠르다며 받은 호흡 훈련기? 라고 해야하나

수술 전이니 가볍게 3개를 모두 올렸다. 

수술 전날 밥을 먹고, 물김치는 맛이 없더라...

그래도 쌀에 윤기가 있는게 밥은 맛이 있었음..

수술 전 금식을 알리는 포도당과 함께 수술을 기다렸다.

교수님이 찾아와 자네는 젊어서 수술 순번이 밀린거라며 3번째 수술이라고 이야기 하시고는 쿨하게 떠나셨다.

 

수술 전 대기실 

어릴 적부터 큰 수술을 몇 번 해왔던지라, 전신마취와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없었다. (좋은건 절대 아닌데)

수술 전 대기실 마취 간호사가 오죽하면 긴장하는게 전혀 안보인다고 하더라...

거기서 긴장하면 바뀔게 크게 없어서 긴장해봤자라고 하니, 그렇게 마음 먹는게 좋다더라

 

옆 침대차엔 꼬마 하나가 울먹울먹 하면서 무서움을 표시했다.

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는데, 그 친구의 울먹거림이 넘어오는 슬픔으로 전해졌다. 

 

수술 

12시에 수술 카트에 타고, 한 20~30분을 수술 전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수술은 1시간 20분 정도 했다고 한다.

마취에서 깬 건 대략 3시 20분 쯤, 마취에서 깨자 아픈 것이 밀려왔다. 

마취가 덜깬 몽롱함에도 아픔이 느껴졌다. 

 

수술장에서 옮긴 병실인 15층으로 이동했다. 

 

아픔의 강도는 가슴을 세게 두들겨 맞은 느낌 정도 인데, 맨정신으로 다시 느껴보니, 흉관때문에 아픈게 더 컸다. 

수술하고 바로 아프길래, 간호사에게 요청해 진통제를 한 방 맞았다. 

 

수술 후, 계속 운동해야 좋다길래, 진통제 빨로 병원을 돌기 시작했다. 

자리에 와서 옷을 챙겨입고, 50분 쯤 되어서 병실을 배회하다가, 미친척하고 돌았다. 

 

수술 후 미친듯한 갈증이 있는데, 물을 잘 못 마시면 안되기에 5시간 가까이 금식이라길래 스프레이로 물을 입주변에 축이라는 것을

열어서 마셨다. 음식물을 잘 못 먹다가 폐로 들어가면 바로 폐렴이 오면 수술환자에겐 치명적이라고 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간호사가 깜짝 놀라더니, 괘... 괜찮으셨어요? 라고 이야기하길래... 네 괜찮네요. 라고 이야기 하고

앉은 자리에서 얼음 물로 연거푸 1리터 이상을 마신 것 같았다. 

 

그리고 소변 줄을 꽂고 했으니, 소변 잘 보세요. 라고 이야기 하자마자 화장실에 가서 시원하게 봐버렸다. 

회복력 빠르네...

 

수술 했다는 표시인 무통 주사

오히려 지금 느끼지만, 저 주사 때문에 더 메스껍고 어지러웠던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흉관을 달고 있던지라, 제대로 누워자기가 좀 어려웠던 것, 아파서 30분에서 1시간씩 자다 깨다 했던 것은 있었다.

무통주사를 한 번 꾹 누르고 조금 잠에 깊게 들었지만, 식은땀에 베겟잇을 여러번 적셨었다.

 

수술 후, 흉관은 그 다음날까지만 달고 떼버렸다. 수술하고 15층을 한 20번 도니, 

나오는 것도 그리 많지 않고, 모든게 잘 되었다고 한다. 

 

수술을 집도한 교수도 토요일 퇴원을 이야기 하고, 회복속도도 그만큼 올라간다고 하길래 

3박 4일 수술이 되어버렸다.

 

 

그럼 이 달고 있는 무통 주사도 그만 맞을 차례니까 

금요일에 모든걸 떼버렸다.

 

옷을 벗어야만 수술했다는 것을 알고, 환자복이라 이 사람이 환자인 것을 알지,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토요일

 

퇴원일, 팔찌는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다. 

이상하게, 아침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밥을 좀 남겼다. 

땀이 나고, 추운 느낌이 계속 되는데,  몸에 열은 없다.

집에 와서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건 계속되어서 오후 늦은 시간까지 오한과 두통이 괴롭혔다. 

집에 있는 해열소염제를 먹으니, 그럭저럭 괜찮아졌다. 

당분간은 집에 좀 챙겨 나와 할 것 같다. 

 

흉선 낭종 수술비는 약 242만원 정도 나왔다. 

300만원 정도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덜 나온 것도 있고, 퇴원도 빨리 하게 되었다. 

만약 진료비 총액을 보험 없이 낸다면, 꽤나 부담되었을텐데...

의료보험 만세!

 

25년 전, 세브란스 안과 병원의 수술비보다 더 적게 나온게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랄까...

퇴원 약과 함께 정확한 진단명은 조직검사가 끝난 이후 나오는거라 다다음주 월요일 교수님과 외래 진료를 보면서 필요한 서류를 발급 받으라 전달 받았다. 

 

마지막은 로비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 

 

이제 외래에서 교수님과의 만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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