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 없는게 이상해 보일 것 같은 서울 사람으로, 

피난민 외조부모님과 사대문 안에 사셨던 친조부모님 덕에, 시골이 없다. 

설날이나 추석에 누구는 어디에 간다거나, 외갓집이나 친가에 가면 보따리 잔뜩 받는 기분은 정말 남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작년부터 구독해서 이용 중인 서비스가 무릉 외갓집의 제주산 제철 농산물 꾸러미 서비스를 받아보고 있다. 

월 4만원의 구독료를 내면 그 시기에 제주도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받을 수 있다. 

 

어떤 달은 4만원의 가치보다 넘치게 온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달이 있는 한 편, 어떤 달은 음... 조금 아쉽다라고 평가되는 달의 구성품도 존재한다.

 

그래도 그런거 가려가면서 받는거도 귀찮기도하고, 제주도의 한 마을을 돕는다라는 느낌으로 산다라고 하면, 금액적인 가치는 나쁘지 않은 편

 

 

1월달의 꾸러미가 집으로 도착했다. 

꽤 튼튼한 박스에 묵직하게 담겨왔다. 

구성품은 홈페이지에 표시되지만, 직접 박스를 오픈하는 맛은 또 다르니까

박스를 열어서 구성품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손바닥보다 더 큰 레드향이 우선 가장 눈에 띄었다.

 

그리고 차례대로 제주도 알배추, 고깔양배추, 브로콜리, 무, 비트, 콜라비, 레드향, 봉황, 한라봉, 레몬 등이 들어있었다. 

죄다 시들지 않고, 싱싱한 모습 그대로 도착했다. 

 

무와 브로콜리등의 채소들은 전부 유기농이라던데, 이번 꾸러미에 들어있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서 수요가 줄어들어서 판로가 막혀서 이렇게 꾸러미에 들어갔다고 한다. 

 

받고 나서 에이.... 라고 생각했는데, 꾸러미에 들어있는 이유를 듣고 나니, 목 뒤가 씁쓸했다.

사실 나도 코로나 덕에 여자친구를 1년 넘게 만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니까...

 

다음은 고깔 양배추, 다른 양배추에 비해 생김새가 고깔 모양으로 생겼다. 

벌레를 먹어 여기저기 구멍이 났던데,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백화점에서 이것보다 더 작은 사이즈의 같은 품종의 양배추를 봤는데 4천원정도가 되는 것을 보고...

 

날이 궂어 야채값이 미쳐 돌아가는구나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브로콜리

몸에 좋다고는 하는데, 데쳐서 먹을 시간이 딱히 없어서 ㅠㅠ

 

귤피클을 담그라고 전해 온 피클 스파이스와 피클 병 

담그진 않았다. 

봉황이라는 품종의 귤

언제 먹어볼까 했는데, 엄마가 먹어서 맛도 못봤다. ㅠㅠ

 

제철 한라봉 (사실 이 즈음에 나오는 한라봉은 당도보다는 산도가 불규칙해서 럭키박스급 맛들이 많은데...) 

 

알배기 배추 (배추에서 살짝 알싸한 매콤함이 느껴지던데, 엄마 말로는 겨울 배추는 알싸한 맛이 난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자란 레몬 (사실 제주도에서 레몬이 자라는지는 처음 알았다.) 

 

그리고 같이 온 뿌리채소들 무, 콜라비, 비트 

무와 비트는 물김치를 만들어버렸고, 콜라비는 아직 먹지 않았다. 

 

과연 2월엔 무슨 채소 꾸러미를 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