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힘든 5월의 초였다.
같이 사는 짝과 이런저런거로 싸우기도 했고, 일은 일대로 잘 풀리지 않았고
쓸 수 있는 돈은 없지만 뭐라도 쓰고는 싶었다.
기왕 쓸거라면, 한 번 쓰고 없어지는 것 보다 1년간 즐길 수 있는 것에 써버리자로 생각이 들었고
가뜩이나 가득찬 머리를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술관 사이트들을 기웃기웃거렸다.
그런던 차에, 대학생 때 멋모르고 다녔던 리움이 생각나서 가보기로 했고,
예약이 빡세다는 이야기를 듣고, 빡센 예약을 다 씹어먹고 바로 발권이 가능한 유료 멤버십이 있다고 해서 신청해보기로 했다.
https://www.leeum.org/common/membershipguide.asp
멤버십은 1인 연간 회원권인 프렌즈와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갈 수 있는 패밀리로 나뉘어진다.
금액은 1인이 10만원, 4인이 30만원이다. 50만원짜리도 있지만 30만원짜리와 큰 차이가 없어서 30만원짜리로 선택했다.
30만원으로 1년간 머리를 비울 비상구 하나가 생긴다면 대략 한달에 24700원 정도에 비상구를 쓸 수 있다는 계산이면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닌가?
그렇게 계산이 들었기에 과감하게 질렀다.
가입하게 되면, 이렇게 생긴 플라스틱 카드를 받게 되는데, 이 카드를 예약하는 곳에 제시하면 티켓으로 교환해주고,
입장대기 줄을 무시하고, 티켓을 제시하면 바로 입장 가능하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계의 큐패스 또는 익스프레스 패스 같은 녀석...
그리고, 패밀리로 신청하면 5장의 초대권을 받을 수 있는데, 무기명 초청장 같은 녀석이라 저 초대권을 갖고 가면 사전 예약 여부와 관계없이 미술관 멤버십과 동일하게 티켓을 교환할 수 있다.
5월 2일에 신청해서, 벌써 두 차례를 방문했다.
한남동 산자락이 오르기엔 좀 싫지만, 오르고 난 뒤의 경치는 멋지니까
늘 아침 일찍 또는 낮시간에 봤었는데, 해가 지고 나서 보니, 이거 또한 새롭게 보였다.
백화점에 걸린 광고들도, 미술 작품의 하나라고 한다.
저 작품은 이틀인가 사흘만에 갔었을 때 바뀌어 걸리고 있었다.
돈만 많으면 보기 참 좋은 전망을 지닌 미술관의 3층 뷰
저 멀리 역삼역 GS타워도 보이고, 조용한 동네에 고즈넉한 곳에 있으니까
많은 생각을 들게했던 다람쥐 작품
애니나 다른 매체에서는 귀엽고 하이텐션인 다람쥐가 땅에 떨어진 권총과 머리를 테이블에 대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인생을 그만두려고 땅에 있는 권총을 쓴건지, 아니면 모든 인생의 번뇌를 느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퇴근 후 피로에 쩔어 주말에 아무 생각 없던 모습이 투영되는건 기분탓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뒷모습...
문제의 그 작품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먹으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년기 때의 작가를 표현했다는 작품
손에 연필이 박혀있는 것처럼 표현했더라
동물농장을 비꼬아 만든 작품
이거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911 테러와 관련되어 풍자와 많은 느낌을 느끼게 하는 작품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머리가 복잡할 때 세탁하러 또는 도망가려 샀는데, 현생에 치어 6월엔 가지 못했네
다음달엔 피서지로 다시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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