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1월의 마지막에 가는 도쿄, 지난 달 여자친구가 내 생일이어서 서울에 왔으니, 

이번엔 여자친구 생일에 내가 일본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비행기 편이 애매해서, 이번엔 인천 - 하네다 편 밤비행기를 타고 넘어가기로 했다. 

 

퇴근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빵을 먹고, 뱅기를 타러 가본다. 

항상 이게 의문이었는데, 왜 내가 타는 비행기들은 게이트 중간이 없는지 궁금했다. 

밤 10시 넘기면, 나름 중간은 줄 줄 알았는데, 이 무슨.... 

내가 탈 비행기가 저기 있다. 

기름 멕이고, 밥 넣는 중인듯

탑승이 시작되고, 비행기로 들어간다. 

비행기도 깔끔하니 괜찮은걸로 걸렸다. 

아시아나가 밥장사를 다른데로 넘겼다 이야기를 들었는데, 단거리에 밥주는건 영 아닌 것 같다. 

 

비행기는 어느덧 스루가 만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에 도착하니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 많은 비가 내리는것도 아니고, 금방 그칠 비이기 때문에, 걱정은 없었다.

걱정이라면 지하철이 끊어질 것에 대한 걱정...

오지게 달렸다. 3등인가 4등은 된듯...

다행히 하네다에서 시나가와로 가는 열차는 탈 수 있었다. 

실버인데, 편도 20만원대 티켓을 사줬으니, 골드로 올려주셨다. 

하하하하... 

시나가와 행 막차를 겨우겨우 잡았다. 

지하철엔 관광객도 있었고, 양복부대도 몇 있었다.

드디어 종점에 도착했다. 

종점의 역은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술에 쩔어 계단에 널부러져 있거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이번에 하룻밤 자는 곳은 시나가와의 프린스 호텔의 이스트 윙인가 웨스트 윙이었다. 

호텔도 제법 커서 본관으로 가서 별관 들어가는 것도 일이었다. 

가방이랑 얼굴보면 중꿔에서 온 장사꾼 느낌인데, 여권은 대한민국인 신기한 사람...

엘리베이터에서 보이는 것 처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 있는 호텔이다. 

저런 숫자가 있는 엘리베이터는 예전 병원에서 본 것 같은데..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샤워하고 하니, 새벽 1시가 넘겨버렸다.

내일을 위해 얼른 잤다. 

 

다음 날, 신칸센을 타러 가기 위해 시나가와 역으로 갔다. 

세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검은 색이야...  검은 군단이 몰려 가고 있는거 보고 좀 소름돋았다. 

시간이 제법 남아있길래, 열려있는 커피샵을 찾아보니, 블루보틀이 있었다.

저 때만 해도 한국엔 없는 그런거였으니까.... 

창가에 앉아 시나가와 역의 출근 행렬이 언제까지 계속되나 지켜보기로 했다. 

창가엔 이렇게 안내 표지가 있었다. 

-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지 말아주세요.

하긴 위에서 내 출근길을 찍는 사람이 있다면 기분 나빴을꺼야.. 

시나가와 역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과 빵을 시키고, 선불카드를 한장 사봤다. 

선불카드는 지금까지도 못쓰고 있다.;;

슬슬 시간이 되어서 신칸센을 타러 들어갔다.

스마트ex와 모바일 스이카를 조합한다면 진짜 진짜 진짜 편하다. 

모바일 스이카가 있는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태그하면 탑승할 수 있다. 

 

드디어 내가 타고 갈 열차가 도착했다. 

열차는 깔끔했고, 그린석인지라 넓었다. 

ktx보다 답답한 느낌이 없어 좋긴했다.

신칸센에서 에키벤 (도시락)을 안먹으면 왠지 기억에 남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도카이도 신칸센 도시락을 사먹어봤다. 

가격은 천엔 (만원정도)

밥도 밥이거니와 반찬으로 들어있는 것들이 각 지방의 것들로 채워져있어 먹는 즐거움도 있었다. 

한국에도 경부선 도시락이나 호남선 도시락이 이런식으로 있으면 이거도 하나의 재미있는 컨텐츠가 될 수 있을텐데...

뭔가 좀 아쉬움...

 

이 시간에 시즈오카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없길래 옆 자리가 텅텅 비었다. 

밥먹었으니 간식도 먹고...

내가 좋아하는 칼피스를 마시면서.... 

시즈오카에 도착했다. 

 

비는 오지 않았고, 날씨는 한국의 늦가을 날씨처럼 따뜻했다. 

시즈오카에 파르코에 들러 작년에 갔던 타워레코드를 가보기로 했다. 

 

그리 크지 않은 매장인데 매장의 많은 면을 k-pop으로 할애하고 있는걸 보니, 국뽕이 안차오를래야 안차오를 수가 없네... 

 

하지만, 정작 산 앨범은 저 때 한창 핫 한 (지금도 핫하긴 함) 아이묭의 메리골드 싱글을 샀다.

지금도 메리골드는 아이튠즈 랭킹에 수위권에 있고, 애플뮤직 헤이세이 셋 리스트의 가장 마지막을 장식하기도 했다.

 

노 사나 노 라이프... 아 ... 이게 아닌가.

노 뮤직 노 라이프, 노 시즈오카 노 라이프...

 

개미지옥 같은 스루가야 

개미지옥 같은 스루가야에서도 지름을 하고....

생일이고, 올해 첫 일본을 가게 된거니,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어머니에게 편지를 쓸 연습을 할 연습장을 사서 연습을 하고 

편지를 보내드렸다

 

역시 손 편지는 최고인것 같다. 

 

퇴근한 여자친구와 시즈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다방인 허그커피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주 간건 아닌데, 내 인상이 독특한지, 가게 주인 같은 분이 날 알아보면서 인사를 하기 시작하신다.

약 8개월 뒤 쯤 방문했는데도 다시 날 알아봐주시는 주인장을 보니, 이 분 영업 참 잘하는게 분명하구나를 느꼈다.

솔직히 이 분 인상도 어디가서 꿀리지 않을 정도로 독특하심 ㅋㅋㅋㅋ

 

- 처음으로 일본에서 신칸센을 타고 움직여본 것도 성공했던 날 

- 올 해의 목표를 파파고 떼기로 이야기 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던 날 

- 여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서툴지만 이것저것 준비를 해본 날

 

나의 19년 2월의 첫 날은 이렇게 지나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