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

강박증과 ADHD와 함께 사는 생활 1

[영민] 2025. 5. 1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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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릴 적에 그런 소리를 들어본 사람들은 들어봤을 것이다. 

어휴.. 정신 산만해, 부산해, 좀 집중 좀 해라

 

그리고, 사회생활을 어떻게든 보내며, 하기 싫거나 있기 싫어한다면 쉽게 그만두고 이직을 하려고 하는 그런 것들

 

그리고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어 하는 그런 기분

 

회사생활 하면서, 내가 싫어하는 일들을 미루다가 실수해서 일이 더 커져버린다거나, 내가 집중하는 것만 좋아해서, 다른 걸 몰입하지 못해 결과물이 뱀의 꼬리가 되었던 그런 날들 

 

그리고, A라는 일을 하다가, B가 갑자기 끼어들다가, 또 C가 끼어들었는데, C를 처리하다 A,B 그리고, 전날에 묵혀둔 DR까지 머릿 속에서 맴돌다 모두 그르쳐서 팀원이나 부서원들의 원망을 살던 일 

 

이게 바로 나다. 

 

팔자가 이러려니 해서, 못 고칠줄 알았는데, 사건은 작년 여름~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있고, 앞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지라, 여러 일들을 하다가 일이 그르쳐지거나 뭉개져서 다른 팀원으로 부터 한 소리를 듣는다.

 

"이럴거면 이 일에서 빠지라고"

 

꽤나 충격을 받았다.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어떻게 해야하나 싶기도 싶고, 

뭐 프로젝트 TF에 있으니 쉬 빠지지도 못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작년 겨울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와이프와 혼인신고를 해서 진짜 유부남이 되었다. 

아내는 일본에서 본인이 하고 있던 일들을 다 버리고, 나를 위해 한국에 왔다. 

 

그렇다. 이전같은 상황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도망을 치거나 회피했겠지만, 

이제는 맞닥뜨려야하고,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된거다. 

 

자존심이든 뭐든 일단, 어떻게든 버티자 

 

그리고 올해 2월

 

회사는 또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작년의 일들을 바탕으로 인사평가를 한다고 한다. 

이래저래 탈 많던 작년의 직급부여였던지라, 나 역시도 기대하고 있었다.

근무년수가 얼만데, 그래도 올해는 승진 대상자겠지 

진급연차네? 오! 올해 승진이 되는건가? 

하지만 인사고과를 보고 나니...

 

C네... C여.... 씨X...

그리고 인사발령지를 보니, 나와 함께 일하는 타부서, 우리부서 직원들이 대부분 승진했다.

 

표정이며, 기분이며, 정신이며...

 

진짜 끌고 가기 힘든 개처럼 그냥 상황을 끌고 가기만 했다.

 

그리고 우울한 생각과 오해같은 생각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머리 속에서 이어지기 시작했다.

폭식도 하고, 배는 부른데 편의점에서 늘 한보따리씩 사서 집에서 자기 전에 먹었다. 

이래도 뭔가 마음의 허전한 부분이나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날도 야근 후 퇴근하는 택시 안에서 ADHD 검사와 이런저런 간단한 검사를 해봤다. 

결과는 놀랍다. 

 

'어떻게 알았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심박수가 120이 넘어가고, 숨이 쉬어지기 곤란해졌다. 

머릿 속엔 인사발령지가 떠올랐던 것 같고, 그 생각과 일이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아 호흡이 곤란해졌다. 

 

진짜 이러다간 안될 것 같다. 인터넷에서 봤던 그 공황장애의 증상이 나에게도 왔다. 

 

그리고 며칠 뒤,

와이프는 일본에서 같이 근무한 동료가 회사를 차려, 그 일을 도와주러 간다며, 한 달간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떠나기 사흘 전 즈음에, 와이프에게 조심히 이야기 했다. 

 

"나 정신과 진료 받아보려고 해."

"왜?" 

 

"이러다가 내가 안좋은 생각을 가지고, 안좋은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안될 것 같아."

 

와이프의 표정은 굳어졌다. 

"그러면 내가 일본에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야, 약속은 약속이니 다녀와, 병원은 진료를 받게되면 그 때 알려줄 게"

 

그리고, 와이프는 일본으로 돌아갔고, 난 집 근처와 회사 근처의 병원을 찾아봤다. 

 

본가 근처의 병원은 예약이 3주 뒤라 해서 포기...

회사 근무중에 진료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그리고 평가가 나쁘지 않아보이는 곳으로 연락해보자! 

 

여기도 예약이 만만치는 않지만, 일단 내가 죽겠는데 일단 진료를 받아보고 시작해보자!

안그러면 내가 미칠꺼 같다. 

 

그렇게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을 예약하게 되었고, 어느 덧 내놓고 마음을 회복한 지 2달이 되었다. 

 

 

이후에 있는 일들은 다음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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